가족의 추억과 실용이 만들어 낸 주거지 선택 이야기
요즘은 1인 가구가 대세라곤 하지만, 저희 가족은 보기 드문 4인 가구입니다. 남편과 저, 그리고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첫째와 돌이 지난 둘째까지, 총 네 사람이 함께 지내는 공간이 바로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30평형 신축 아파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쩌다 ‘강남 전세’를 택하게 됐을까요? 많은 분들이 “전세로 가기엔 강남 너무 비싸지 않나요?”라고 하시는데, 이 선택에는 저희 부부의 어린 시절 추억과 실용적인 판단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아이의 교육과 안전, 주거지 결정의 핵심
무엇보다도 아이의 교육 문제는 늘 주거지를 정할 때 중요한 기준입니다. 첫째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둘째는 아직 어린 아기라 어린이집도 고려해야 했죠.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이 아파트는 두 조건을 모두 만족했어요.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초등학교와 믿을 수 있는 보육 기관이 지근거리라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알 겁니다. 차 타고 멀리 다녀야 하는 보육, 학습 환경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요.
“어? 이 동네 낯이 익다…” – 추억이 만든 선택
실은 이사 오기 전까진 일원동이라는 지역을 전혀 고려대상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한 번 동네를 거닐었고, 그때 아주 낯익은 풍경이 탁 스치더군요. 알고 보니 저희 부부가 10대 시절을 보냈던 동네였어요.
뭐랄까요. 그 순간 마음이 참 편안해졌어요. 어릴 적 친구와 놀던 공원, 느티나무 그늘 아래 먹던 삼각김밥, 겨울이면 눈 쌓인 양재천 산책로… 이런 기억들이 저절로 떠오르니 마음에 위안이 생기고, 이사 결정을 서두르게 됐죠.
🖼️ 참고 이미지: 우리 동네 산책로
녹지가 주는 일상의 휴식
일원동의 또 다른 장점은 풍부한 녹지 환경입니다. 집 주변엔 공원이 네 곳이나 있고, 양재천과 대모산도 가까워 아이들과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에 정말 적격이에요. 모두 함께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스트레스가 녹아들죠.
아이들에겐 장난감보다 상상력이 중요
“아이가 둘인데 집이 깔끔하네요? 장난감이 적은 듯한데요?”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희는 장난감은 많을 필요 없다는 주의예요.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창조하고 상상 속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집안 대부분의 놀잇감은 사기보다는 얻은 것이거나 직접 만든 것들이 많아요. 예컨대 첫째 아이가 종이와 상자, 테이프로 만들어낸 로봇이나 미니 주방이 그렇게 귀할 수 없더라고요.
강남 전세? 왜 매매가 아닌가요?
많은 분들이 저희가 강남 전세로 살고 있다는 점에 놀라시곤 해요. 사실 강남 아파트 매수를 고려했던 시기도 있었죠. 그러나 그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 세금과 대출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실거주와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신축 전세 아파트를 선택하게 됐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선택이야말로 저희 가족에게 가장 현실적인 길이었을지도 모르죠.
다음엔 다양한 색깔의 집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지금은 모양도 높이도 비슷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서울 사대문 안의 구시가지에서도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조선 시대 한옥과 일제강점기의 건물이 공존하는 그 지역은 각각의 ‘시간’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니까요.
가끔은 천편일률적인 신도시 아파트보단 각양각색의 집들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고 싶은 생각도 들어요. 커피 한 잔 건네며 이웃과 안부를 나누고, 동네 책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래된 느낌의 골목길을 산책하는 그런 생활이요.
강남 지역의 전세 시장은 언제든 공급과 수요 변화에 따라 전세가가 크게 요동칠 수 있습니다. 금융 조건이나 세무 전략 없이 무리하게 진입하는 건 주의가 필요합니다.
맺음말 – 우리 가족의 선택이 주는 의미
남들이 보면 단순한 전세 선택일지도 모르지만, 그 안엔 우리 가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담겨 있어요. 때론 단순한 조건만 따지기보다는 추억과 감성, 그리고 실질적인 생활의 중심을 두고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삶의 기술이 아닐까요?
부동산 시장은 늘 변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은 단순한 자산 그 이상입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추억이 쌓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바로 진짜 집이 아닐까요?